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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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H & RUBEURS 입니다.

제목 [집중인터뷰] (2) 배우 이병헌이 가는 길
등록일 2009.01.12 조회수 2080

(이 기사는 8월12일자 ‘이병헌의 새로운 얼굴’ 제하의 인터뷰에 이어지는 후반부 내용입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찍으시면서 연기 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배우든 감독이든, 아무래도 이쪽 일을 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역마살이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새로운 것을 접하고 경험하게 되는 것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에 참여하면서 특히 좋았던 것은 광활한 중국의 사막에서 말을 타고 질주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정우성씨야 그런 쪽으론 저보다 선배지만, 저는 이전에 그런 장면을 찍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제가 예전부터 후배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종종 했어요. ‘배우로서 기본적으로 교통 수단에 해당하는 것은 다 익혀둬라’고 말입니다. 수영이나 운전 혹은 승마 같은 것을 얘기했던 거죠. 비행기 조종이야 너무 힘드니까 빼더라도 말이에요.(웃음)

그러면서 정작 제가 지금까지 승마를 배우지 못했어요. 나도 못하면서 후배들에게 충고했던 게 마음에 좀 걸렸는데, 이번에 그걸 해소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승마를 처음 배우셨는데도 일단 말에 오르면 말이 빨리 뛰지 않는다고 계속 채근하셨다면서요? 대단한 강심장이신 것 같습니다.(웃음)

 “말이 뛰면 긴장감은 당연히 있죠. 그런데,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말이 빨리 뛰어야 금방 촬영이 끝날 것을, 미적대다 보면 한없이 촬영이 길어지면서 사고 가능성만 높아지거든요. 결국 달리는 말 위에 오래 있기 싫어서 더 채근을 한 겁니다.(웃음)”

 -그런데, 멜로를 찍는 것과 이렇게 남자들만 떼거리로 나오는 영화를 찍는 것은 배우에게 전혀 다른 경험이겠죠?(웃음)

 “ ‘공동경비구역 JSA를 찍을 때도 좀 비슷했지만, 촬영 중 중국 숙소에서 지낼 때는 진짜 훈련소 내무반에서 지내는 느낌이더라고요.(웃음) 육체적으로는 고되지만, 그게 끝을 알고 하는 고생이기에 어느 정도 즐길 수 있죠. 남자들끼리 있기에 때론 땀 냄새도 나고 좀 지저분해지기도 하지만, 끈끈한 정을 서로 느낄 수 있는 게 참 좋아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정말 제대로 ‘폼’ 나는 영화입니다.(웃음) 이병헌씨는 말 위에서 권총을 겨눌 때 어깨 뒤에서부터 총을 잡아 뽑는 듯한 자세까지 취하시던데요?(웃음)

 “김지운 감독님 작품에서 연기할 때는 ‘폼’에 대해 별로 신경 안 써도 됩니다. 멋을 정말 잘 내실 줄 아는 분이라서, 감독님이 다 알아서 포장해주거든요.(웃음) 현장에서 자꾸 .N.G.가 나면 배우들이 속으로 불평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나중에 극장에서 그 장면을 보면 ‘내가 저기서 저렇게 멋지게 했단 말야?’ 싶은 생각이 절로 들죠.(웃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는 그런 멋진 ‘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배우들도 감독님 못지 않게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고 들었어요. 김지운 감독님은 배우들의 액션 아이디어가 많아서 오히려 자제시키느라고 애를 먹었다고 하시던데요?(웃음)

 “제 경우 원래 촬영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이에요. 질보다는 양이죠.(웃음) 큰 욕심 안 부리고 얘기해요. ‘이거 꼭 해야 돼요’가 아니고, ‘이중에서 좋은 거 있으면 고르세요’라는 식이죠. 자질구레한 것들도 많이 말해요. 이 영화에서 채택된 제 아이디어 중 하나는 장갑을 짧게 한 것이었어요. 장갑이 손목의 선에 딱 맞으면 뭔가 프로페서널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아서 그렇게 제안했죠. 저 때문에 의상팀이 고생했을 거에요.”

 -오른쪽 눈 부분을 가리는 독특한 헤어 스타일은요?

 “그건 제 아이디어와 헤어팀의 의견이 흡사했던 경우였죠. 각각 따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맞춰보니 아주 비슷하더라고요.”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는데, 자다가 일어나 상반신을 벗은 채로 단검을 날려 전갈을 해치우는 장면이 나오니까 곳곳에서 여성 관객들의 탄성이 터지던데요? 작심하고 제대로 팬 서비스 하신 것 같더라고요.(웃음) ‘달콤한 인생’에도 비슷한 설정의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하신 것 같습니다.(웃음)
 “저는 사실 그런 부분에서 설경구씨가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까지 할 자신이 없거든요. 그렇게 급격하게 살을 빼거나 찌우면 건강에도 안 좋을 수 있는데 말이에요. 로버트 드니로나 크리스천 베일도 마찬가지겠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시나리오를 처음 보면서 든 생각은 육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것이었죠.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은 아무래도 감성일 거에요.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늘 관건이죠. 그걸 위해서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그 인물의 이미지에 최대한 가깝게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거라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그 장면은 길지 않은 신이지만, 거기서 몸의 상태가 질겨 보이면, 독하고 악랄하며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창이 캐릭터에겐 제 격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락부락한 선수의 몸이 아니라 좀 갈라지는 듯한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이병헌씨는 멜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 배우로 손꼽힙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액션이나 누아르 쪽의 영화를 많이 찍으셨죠. 이병헌씨의 필모그래피를 찬찬히 훑어보면, 2~3년 전까진 본인의 스타일이나 이미지에 맞는 쪽으로 작품을 꼼꼼하게 골라서 출연하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달콤한 인생’ 이후부터는 의외성을 허용하면서 좀더 과감하게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다른 그릇에 스스로를 넣었을 때 어떤 모습이 나올지에 대해 어느 정도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고 할까요.

 “지적하신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그 해 여름’을 끝내고 트란 안 훙 감독님의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출연 제의가 와서 고민할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그 영화는 제작 환경도 이야기도 캐릭터도 모두 낯설어서 출연 여부를 놓고 고민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까요. 제 속에서 닫혀 있던 뭔가가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나 봐요. 그러다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악역을 하기로 결정했고, ‘지아이 조’ 제의까지 왔을 때는 ‘에이, 그 두 영화까지 하기로 했는데, 뭘’이라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심했죠.(웃음) 좋게 말하면 융통성이 생겼다고 할까요. ‘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싶은 후회가 들기도 했고요. 어차피 제가 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