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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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뼈 속까지 악역… 그래서 더 매력적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이병헌 인터뷰
등록일 2009.10.15 조회수 1574

유난히 마른 얼굴의 이병헌이 카페 안으로 들어온다.
새벽까지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으로 지방에서 막 올라오는 길. 곧 일본에서 개봉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프로모션을 마치고 곧 열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 함께 출연한 조쉬 하트넷과 기무라 타쿠야를 만나야 하는 바쁜 일정이지만 배우로서 사는 게 여전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뼈 속까지 나쁜 악역,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다음달 15일 국내 개봉을 앞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수동포는 한마디로 "악인"이다.
사라진 연인 릴리(트란 누 엔-케)를 추적하면서 대부호의 숨겨진 아들 시타오(기무라 타쿠야)와 함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또 다른 이유로 시타오를 추적하던 전직 형사 클라인(조쉬 하트넷)과 맞닥트리게 된다.

"영화 "놈놈놈"에서의 창이 좀 만화적인 악인이라면, 수동포는 이마에 "나 나쁜놈이야"라고 써있는 스타일이거든요. 제 첫 글로벌 프로젝트여서 그런가 했는데, 원래 이런 역할을 고대해 와서인지, 그 짜릿한 느낌은 절대 잊혀지지가 않네요."
유난히 개방된 촬영 분위기를 겪어본 뒤로는 집중력도 높아졌다.
메가폰을 잡은 트란 안 홍의 독특한 연출법은 감독의 아내이자 자신의 상대역이었던  트란 누 엔-케와의 베드 신을 겪으면서 더욱 확실하게 머리속에 그려졌던 것. 그들의 두 아이와 친정엄마까지 총 출동해 자신의 연기를 모니터 하는 분위기를 보면서 "보여주기 위한 연기"보다 "캐릭터로서의 연기"가 가장 중요하다는걸 깨달았다.

"최소한의 인원이 참석한 밀실 촬영이요? 괜히 유난 떤다는 시각이 싫었던 것 같아요.(웃음)사적인 느낌에 공적인걸 거스르기 싫은 자존심이랄까. 촬영 들어가기 전에 그들 부부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혼자 캐릭터를 구축해가던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좋은 경험이었어요."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수동포와 릴리는 같은 고아원 출신이란 것, 15살 때 처음으로 살인을 저지른 수 동포를 감싸준 게 릴리고, 연인이라기보다는 오누이 같은 두 사람의 관계가 셋이서 최종적으로 짠 관계도 였다.

첫 글로벌 프로젝트였던만큼 새로운 경험도 매일의 연속이었다.
촬영이 없을 때 지내는 개인 트레일러와 개인용 냉장고에 어떤 음료나 간식이  있었으면 좋겠는지 묻는것까지 적응이 안됐단다.
할리우드 스타인 조쉬 하트넷도 현장에서의 통역만을 요구한 채 배낭하나 달랑 매고, 혼자 입국하고 현장에 도착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한미일을 대표하는 꽃미남 배우가 출연하지만 겹치는 신이 별로 없어 영화 진행상황이 궁금해서 본인의 촬영일이 아닌데도 현장을 방문했던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먼저 인사를 하려 건너간 트레일러에서 바로 나온 조쉬 하트넷이 너무 반갑다며, 포옹을 해온 것이다.

"그때 막 제가 나온 "달콤한 인생"의 중간 부분을 보다가 촬영 때문에 스톱을 걸어놓고 나왔다는거예요. 그런데 문을 열자 제가 떡하니 서있으니, 너무 반가웠던 거죠.(웃음) 나머지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너무 궁금해서, 오늘따라 감독의 호출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투덜대는데, 결말을 말해 줄수도 없고 난감했어요."
영화 촬영 1년전부터 이병헌을 섭외하기 위해 공을 들였던 감독의 노력을 잘 알기에 첫 해외 진출작이라는 부담보다는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는 이병헌은  자신이 대학교때 읽었던 이문열 작가의 "사람의 아들"이 모티브가 됐다는 사실에 더욱 애착을 느꼈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이야기는 다르지만 신과 종교를 다룬 소설인 만큼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예술영화의 탄생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완성작이요? 좋지 않은 화질로 더빙할때 본게 다라서 이번에 부산에서 동료배우들과 보려구요. 개봉이 되면 사람들은 악역이라고 손가락질해도 개인적으로 연민이 가는 역할이라 얼른 국내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설레요. 빨리 15일이 왔으면 좋겠어요.(웃음)"

대한민국 No1 무료석간, 시티신문 /글=이희승 기자 cool@clubcit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