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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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H & RUBEURS 입니다.

제목 [전쟁의 서막②]이병헌,“고민이 컸지만..마인드 컨트롤로 나를 달랬다!”
등록일 2009.08.08 조회수 1811

● 勇斷 용단

지금까지 해왔던 영화들은 ‘어우, 시나리오 너무 좋아. 예술이다!’ 하고 딱 바로 선택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결정해 작년과 올해 연달아 개봉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전쟁의 서막>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이하 <나는 간다>)는 고민의 시간이 굉장히 길었던 영화들이었다. 할까 말까를 많이 망설였고, 세 작품 다 안 할 뻔하기도 했다.(웃음) 이유는, 나중에 들이닥칠 부담과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것들이 좋게 결론이 지어지면 찬사와 성원과 응원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비난과 손가락질, 외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기로에 서서 결과를 기다릴 때의 불안한 조바심을 알기 때문에 고민이 컸다. 그런데 가장 먼저 <나는 간다>를 결정하는 순간 ‘에라 모르겠다. 다 하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나를 많이 열어놓고 싶었다. 물론 여전히 내가 너무 심하게 도전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갑자기 미쳤나? 왜 이래, 갑자기?’ 하는 자문도 하곤 했다. 하지만 결정한 이후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을 누누이 했었고, ‘쟤 저기 가서 뭐 하는 거야?’ 하는 소리만 안 들으면 충분히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룬 것이라 생각했다. ‘욕만 안 먹으면 된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전쟁의 서막> 개봉을 앞두고 불안과 긴장의 고통이 덜어진다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그간 선택한 영화들도 난데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엄청난 경험을 치르면서 얻은 교훈은,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닌 것 같은 작품을 선택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앞으로의 길을 결정하는 데 불안해 하지 말자는 것이다. 영화 세 편을 한 번에 결정하면서 ‘에라 모르겠다. 부딪쳐보자. 언제 해보겠냐’ 하는 마음이었다.” <놈놈놈>(2008) 커버 스토리 중, 작품 선택에 대해 언급하며.

● 本質 본질

다른 환경, 다른 언어의 영화를 하면서 방법은 오로지 마인드 컨트롤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실 마인드 컨트롤이 그렇게 쉬운가?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면 못하는 게 없었겠지. 그저 이들도 별다를 것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영화가 사람 감정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니까 소신껏 내가 이제까지 해온 대로 하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긴장도 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 자꾸 나를 달랬다.

“정작 배우들의 고민은 따로 있다. 몸이 힘든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상황 때문에 정신적으로 역할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는 게 더 힘들다.” <달콤한 인생>(2005) 커버 스토리 중, 육체적으로 힘든 촬영에 대한 생각.

● 唐慌 당황

시나리오에 대한 첫인상은 ‘뭐야, 이거 만화네’였고,(웃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것을 감안해 상상하며 읽긴 했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대사와 설정이 이해가 안 됐었다. 대개 이런 식이다. “Follow Me.” “He Came.”(웃음) 그런데 나중에는 그 모든 이유를 이해하게 됐는데, <전쟁의 서막>은 좀 특수한 케이스였다. 2008년 할리우드 작가조합 파업이 딱 맞물렸던 것이다. 초고 단계의 시나리오였다. 덜그럭거리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서 늘 감독, 배우, 스태프가 협의해 가며 찍고, 수정된 시나리오를 따로 받으며 꾸려나갔다.

“시나리오 안에 그 캐릭터에 대한 배경이나 히스토리가 설명되어 있지 않다면 스스로 만들어 생각해 본다. 그래야 자기 안에 그 인물이 형성된다. 그 인물에 내가 정말 젖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멍석을 펼쳐놓더라도 제대로 놀 수가 없다. 그러면 힘들어진다.” <그 해 여름>(2006) 커버 스토리 중, 이상적인 시나리오에 대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