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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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리포트]'미스터 션샤인'을 빛내는 이병헌 절제의 미학②
등록일 2018-08-09 조회수 618

-'미스터 션샤인'을 빛내는 이병헌 절제의 미학①에 이어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의 절제미는 비단 김태리, 김민정 등 여배우들을 통해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유연석, 변요한 등 남자 배우들과의 만남에서도 엿 볼 수 있다.



먼저 유진 초이(이병헌 분)는 구동매(유연석 분), 김희성(변요한 분)과 회를 거듭할 수록 얽히고설킨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 사람은 애신을 둘러싸고 묘한 관계를 형성 중이다.



이 중심에 선 이병헌은 유연석, 변요한과 얽힘에 있어서도 튀는 연기 대신 어울림으로 활력을 불어넣는다.



유연석을 만날 때 이병헌의 절제미



구동매는 유진과 감정의 교류가 깊어지는 애신을 짝사랑 하고 있다. 무신회 한성지부장인 동매는 언제 어떻게 허리에 찬 칼을 빼어들고 휘두를지 모르는 악인. 그 악함에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잔혹하기 짝이 없다. 어린 시절 백정으로 어머니와 함께 갖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던 만큼 증오는 실로 높을 뿐.



동매의 조선에 대한 반감은 노비라는 신분으로 부모의 억울한 죽음으로 복수심을 불태우는 유진과는 맥락이 같다. 그러나 캐릭터 설정,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증오는 단순하지 않은 감정인데, 유독 유진을 만날 때 동매의 증오는 돋보인다.



이는 이병헌이 유연석의 감정신을 잘 이끌어 내기 때문. 연기는 배우가 하는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뒷받침되는 상대가 없다면 무용지물. 이병헌이 극중 표현할 감정은 복합적이기에 더 드러나야 하는 것도 사실. 향후 활화산처럼 터질 수 있는 용암을 담금질 해야 한다. 그러나 이병헌이 유연석과 마주할 때 보이는 감정 연기는 차분하다. 오히려 독한 기운을 더 드러내야 할 주인공이 감추는 듯. 이에 유연석의 한 서린 감정이 더 돋보인다.



변요한을 만날 때 이병헌의 절제미



어린 시절, 부모를 죽게 한 장본인의 손자를 눈 앞에서 본다면 어떨까. 유진과 희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희성은 과거 유진의 부모님을 죽음으로 내몬 김판서(김응수 분)의 손자로 애신과 정혼한 사이. 조부와 아버지의 고약함과 비겁함에 자신은 열정 없이 살고 있다. 박애주의자, 바람둥이로. 어떻게 보면 한량이라고 할 수도 있다.



희성과 유진의 만남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든지 긴장감이 흐른다. 유진이 희성의 존재를 알게 됐기 때문. 복수의 대상 중 한 명이기에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긴장된다. 그러나 늘 긴장감만 넘치지는 않는데, 허허실실 살기 때문.



변요한과 이병헌은 극중 가장 확연히 드러난 적대 관계다. 그렇지만 둘의 감정 대립은 손에 땀이 나는 상황으로만 번지지 않는다. 이미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이병헌이 아직까지 그가 보는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 이에 변요한의 연기는 캐릭터가 가진 한량의 기운을 마음껏 품어내고 있다. 변효한의 연기가 극중에서 서글퍼 보이는 것은 역시 이병헌이 펼칠 복수극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험악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만 응축된 분노의 눈빛, 대사로 극의 흐름을 긴장감 있게 이끌어 간다.



분명 절제된 이병헌의 연기인데, 더 무섭게 다가오는 것은 '절제의 미학' 덕분일 것. 다가올 이병헌의 감정 폭발 연기에 더욱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출처 - 스타뉴스